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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앞으로 200년간 없을 개기월식 + 천왕성 엄폐 사진기록 (핸드폰 촬영)

by 비르자이 2022. 11. 9.

한국천문연구원 사진 발췌 (2018. 1. 31 개기월식)

어제저녁, SNS로 안부 메시지를 주고받던 지인이 오늘 월식이 일어나는 걸 아느냐고 물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했던 나는 바로 인터넷 뉴스를 찾아보았는데, 세상에! 어제저녁에는 (11월 8일) 태양, 지구, 달이 일직선에 놓이는 [개기월식]과 달이 천왕성을 가리는 [천왕성 엄폐] 현상이 동시에 일어난다고 했다.

 

이 희귀한 천문 현상 두 가지가 같이 일어나는 일은 앞으로 무려 200년 동안 없을 것이라는 말에 바로 핸드폰을 들고 창문으로 가 달을 바라보았다. 참고로 어제의 개기일식 진행과 시간은 아래와 같다.

 

 

한국천문연구원 그림 발췌

* 18시 8분 부분월식 시작

* 19시 16분 ∼ 20시 41분 개기월식 진행

* 20시 42분 ∼ 부분월식 종료

 

참고로 월식은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얼마나 가리는지에 따라 크게 부분식과 개기월식으로 나눌 수 있다.

 

개기월식(皆旣月蝕,  Lunar Eclipse) - 달이 지구 그림자에 온전히 들어가는 현상. 지구 대기의 노을빛이 달에 비추어 달이 검붉게 빛나 블러드 문(Blood Moon)이라고도 부른다.

부분월식 혹은 부분식(部分月蝕, Partial Lunar Eclipse) - 달이 지구 그림자 일부에 들어가는 현상. 그림자에 가려진 부분은 어두워져 형태가 보이지 않는다.

 

지인으로부터 개기월식에 대해 들었을 때는 이미 밤 9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아쉽게도 달이 붉게 빛나는 개기월식은 못 보았지만, 지구 그림자에서 빠져나오는 부분월식을 보고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월식을 제대로 관찰한 것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데, 어제 부분월식이라도 본 것을 다행으로 느낀다)

 

* 아래 첨부하는 사진 모두 어떤 편집도 하지 않았음

 

 

 

부분월식 사진

21시 27분. 개기월식은 놓쳤지만, 부분월식이라도 잘 보기 위해 핸드폰 카메라 배율을 x 30배로 당겨보았다. 막 카메라를 가져갔을 때는 달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개기월식 달도 이만큼은 밝지 않을 듯하다.

 

 

부분월식 사진

21시 29분. 다시 초점을 맞추고 바라본 달의 모습. 개기월식을 마치고 왼쪽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부분월식 사진

21시 30분. 평소 핸드폰 카메라 줌을 30배나 할 일은 없다. 배율이 커서 그런지 핸드폰을 아주 미세하게 움직여도 달은 저 멀리 가버린다.

 

 

부분월식 사진

21시 31분. 달은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지구 그림자에서 다 나오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듯하다.

 

 

부분월식 사진

21시 36분. 잠시 지인과 대화하다가 다시 왔는데 달 상태는 5분 전과 비교해도 크게 달라진 점은 보이지 않는다.

 

 

부분월식 사진

21시 37분. 1분 더 지났는데 기분 탓인가? 달이 아까보다 미세하게 더 그림자 밖으로 나온 것 같기도..

 

 

부분월식 사진

21시 38분. 핸드폰은 달 사진을 찍는 것 외에도 그 상태로 달을 바라보는 용도로도 사용했는데 계속 들고 있었더니 팔이 아팠다. 조금 쉬기로 했다.

 

 

부분월식 사진

21시 53분. 지인과 다시 대화하고 약 15분 정도가 지나 돌아왔더니, 오! 아까와는 확연하게 형태가 달라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얼마 안 남았다.

 

 

부분월식 사진

21시 55분. 2분 전보다는 그림자의 영역이 옅어진 것 같기도 하지만 아직 더 기다려야 한다.

 

 

부분월식 사진

21시 58분. 약 3분 정도가 지났지만, 달 오른쪽 위의 그림자는 여전한 모습이었다. 감질나는 느낌이다.

 

 

부분월식 사진

22시 02분. 3∼4분이 더 지나자 달의 모습도 더 선명해졌다. 조금만 더 있으면 그림자는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부분월식 사진

22시 25분. 일부러 조금 기다려보기로 했다. 20분 정도 지나고 다시 오니 달은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었다.

 

 

부분월식 사진

22시 25분. 몇 초 안에 사진 한 장을 더 남겨보았다. 이제 달에서 지구 그림자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이날 개기일식은 (몰라서) 못 봤지만, 부분일식이라도 볼 수 있던 것에 기쁜 마음이다.

 

 

개기월식의 식(蝕, Eclipse)는 '어떤 행성이 다른 행성을 가리거나 혹은 행성이 다른 행성 그림자로 들어가는 현상'의 뜻이라고 한다. 이런 식 현상에는 어제의 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 말고도 '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日蝕, Solar Eclipse)'과 '금성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가는 금성식(金星蝕, Transit of Venus)도 있다고 한다.

 

거대한 우주의 비밀을 푸는 것은 현존하는 인류의 영원하고 간절한 소망이라고 할 수 있다. '식 현상'을 비롯해서 인류가 관찰할 수 있게 된 다른 모든 천체 현상은 어쩌면 우주의 큰 비밀을 풀 수 있는 작은 열쇠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다음 식 현상은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할 수 있다면 놓치지 않고 싶다. 식을 바라보며 나는 누구이고 또 우주는 어떤 존재인지 잠시나마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