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감을 때 샴푸를 쓰지 않는 노푸(No Poo)는 두피에 화학 성분을 닿지 않게 하면서 거품 배출도 하지 않는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의 하나이다. 이번에 처음 도전한 노푸는 200일간 오직 물로만 머리를 감아왔다. 샴푸를 전혀 쓰지 않았기 때문에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경험했다고도 느끼는데 아쉽게도 이만 중단하기로 했다.
아래는 노푸를 그만둔 이유와 결론을 정리했는데 노푸를 시작하기 전에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1. 노푸를 그만둔 이유
(200일 차 사진은 깜빡해서 63일 사진으로 대체한다)
솔직히 7개월 가까이 지속했던 노푸를 그만두는 건 아쉬웠지만, 중단하기로 결정한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앞글을 읽었다면 예상할 수 있을 텐데 바로 두피와 모발에 어떤 개선도 찾을 수 없었던 점이 가장 크다.
일단 물만으로는 두피 피지(기름)를 제거할 수 없어서 머리를 다 감은 후에도 두피, 머리카락, 손 모두 빠지지 않고 끈적거렸다. 더구나 머리를 말려도 두피 기름이 머리 전체에 코팅이 돼서 자칫 안 감은 머리로 보일 수도 있다. 아주 짧은 머리라면 모르겠지만, 적당한 길이 이상이라면 떡져 보이는 현상은 피할 수 없다. 만약 대면으로 고객을 상대하는 일을 하는데 이런 머리 상태라면 이미지가 안 좋아지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도 쉬울 것 같다.
또한 기름 모발이라는 겉모습을 제외하더라도 노푸를 계속하면 기름에 두피 모공이 막히는 것이 아닌지 걱정도 들기 시작했다. 두피 모공은 노폐물과 땀을 배출하거나 머리카락이 직접 자라는 통로이다. 두피 기름을 제거하지 않아서 막히면 두피 질환이나 탈모의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국 노푸를 그만두고 다시 샴푸를 쓰기로 했는데, 대표 성분 중 하나인 계면활성제는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있을 수 있다. 계면활성제는 기름과 물을 섞이게 하는 성분이며 거품을 만들어서 두피 기름과 이물질을 씻어내는 목적이 있다. 단, 피부에 쉽게 침투할 수 있어서 두피와 인체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으니 자극적인 재료가 적은 샴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2. 200일 노푸의 결론
처음이라 왠지 재미있으면서도 약간은 불편한 물노푸는 이것으로 모두 마쳤다. 환경에 유익한 장점은 있지만, 두피 기름이라는 한계를 느껴서 이대로 더 지속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자칫하면 두피 모공이 막히거나, 사회에서 기름 코팅이 된 머리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도 지장이 따른다.
만약 다시 노푸를 시작한다면 아래 3가지 내용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길 생각이다.
1. 염색은 하지 않는다 (또는 원래 머리색으로 염색)
노푸를 하더라도 머리카락은 꾸준히 자란다. 염색 후 약 1~2달만 지나도 뿌리 머리가 제법 자라날 텐데 노푸는 샴푸를 쓸 수 없어서 뿌리 염색은 할 수 없다. (염색약을 모두 제거할 수 없다) 따라서 아예 염색을 하지 않거나, 다른 색인 경우 원래 머리색으로 바꾼 다음 노푸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2. 샴푸를 같이 쓰는 노푸
처음 노푸를 시작한다면 스스로 물 세정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하루아침에 샴푸를 끊으면 머리를 감을 때와 감은 후에 상당한 이질감을 느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매일 조금씩 샴푸의 양을 줄이거나 샴푸 사용일 주기를 늘리는 방식을 추천하는데 이렇게 하면 자신과 두피 모두 물 세정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아니면 노푸 중간에 힘들면 일시적으로 샴푸를 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노푸 본연의 목적은 샴푸를 아예 안 쓰는 것에 있겠지만, 일상에서 한계가 오거나 특수한 상황(바다에 들어가거나 눈, 비를 맞았을 때)에는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도 좋겠다. 만약 이렇게 한다면 노푸 중간에 뿌리 염색에 대한 대처도 완벽해지는 셈이다.
3. 천연 재료를 사용하자
오직 물만 사용해서는 두피 기름 제거도 안 되고 머리에 윤기도 줄 수 없다. (두피 기름 코팅은 윤기가 아니다) 대신 특정 천연 재료를 사용한다면 노푸의 단점 보완에도 도움이 된다. 먼저 두피 기름은 베이킹소다나 녹차 우린 물 또는 알로에 베라가 유용하다는 것 같다. 그리고 머리를 다 감은 후에는 식초나 허브, 레몬 물로 린스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하는데 재료 사용 전에 정확한 정보 검색과 테스트는 필수로 진행하자.
여담으로 노푸를 마치기로 한 날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다듬었다. 커트를 마치고 샴푸를 했는데 와!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그런데 드라이기로 말릴 때 웬 정전기가 일어나서 온 머리가 사방으로 뻗쳐서 신기하다고 느꼈다.
개별 머리카락이 얇고 부스스해졌다고 할까. 그래서 미용실을 나와서도 조금 어색했는데 다음 날 원래 감각으로 돌아왔다. 이것으로 200일 노푸 후기 글은 마치려고 한다. 새로 노푸에 도전하는 분이라면 이 글과 앞 글 후기 정보를 참고해서 진행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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